한경협 만난 이재명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의 길 열어야”

2025. 03.05(수) 20:42

이재명(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류진(다섯 번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한경협의 민생경제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우클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을 만나 “심지어 전쟁 중인 적군도 만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한경협을) 못 만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경협 민생경제간담회에서 “과거처럼 부정부패하자는 것도 아니고 공정한 환경 속에 공정하게 경쟁해서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을 넓혀 가야 하기 때문에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함께 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의 만남은 2015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한경협은 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민주당과의 만남이 단절됐다.

이후 민주당의 주요 경제단체 간담회에서도 제외돼 ‘패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회장은 “10년이란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오랜만에 만나니 옛날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한경협은 상법 개정안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 등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도 여야 합의를 통해 조속히 입법화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국부펀드 투자 제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판과 관련해 “이것을 가지고 사회주의·공산당 운운하던데 이런 정도의 지식 수준·경제 인식으로는 험난한 첨단산업 시대의 파고를 넘어갈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논쟁이 되고 있긴 한데, 이제는 개별 기업 단위가 어려운 대규모 투자 또는 위험성이 매우 높지만 성공했을 경우 이익이 아주 큰 영역들이 있다”며 “앞으로 국부펀드든, 국민 펀드든, 아니면 국가의 지원을 넘어서서 국가적 차원의 투자라도 함께할 수 있는 그 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나를 빨갱이라고 공격하는데 그런 식으로 정치 이슈화하면 대화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주 52시간 예외 문제에 대해 일부 쟁점은 있지만 대타협의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근 주요 산업계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면서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에 이어 상속세 관련 일괄공제액을 높이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타임즈/서울 김남식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김남식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