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검토해 봤나” 또 통일교 겨눈 李

2025. 12.09(화) 20:08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이재명 대통령은 9일 “(종교단체도)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며 사실상 통일교를 겨냥한 해산 발언을 다시 꺼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법 조항을 보고받고 재산의 국가 귀속까지 언급했다.

통일교가 여당 정치인에게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지시가 나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을 향해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의 해산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는데, 해 봤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처장이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보고하기로 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결론이 무엇이냐. 해산이 가능한지 아닌지 얘기해 보라”고 답을 재촉했다.

여기에 조 처장은 “헌법 문제라기보다는 현재로서는 민법 38조의 해석 적용 문제”라며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굉장히 심한 정도의 위법행위를 지속했을 때 해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태가 그에 부합하는가가 일단 확인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법 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 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이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대통령은 종교단체의 해산 권한이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있고 소관 부처가 해산명령을 하면 해산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또 이 대통령이 “해산되면 재산은 정부에 귀속될 테고…”라고 언급하자 조 처장은 “정관에 정해진 대로 하게 돼 있고, 정관에 정해진 바가 없으면 국가에 귀속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 이 대통령이 “나중에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하자 조 처장은 “상세히 보강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조 처장에게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다”며 “일본에서는 종교재단 해산명령을 했다는 것 같다. 한번 검토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어 일주일 만에 구체적인 해산 절차를 확인하고 재산의 국가 귀속까지 언급하면서 문체부 등 관계당국은 통일교가 ‘해산시킬 정도의 위법행위를 했는지’를 실제로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특히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왔다.

해석은 분분하다. 여당 의원들의 연루 여부와 상관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논란을 정리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는 해석이 우선 나온다.

반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우리 돈 준 거 불면 죽인다’는 (통일교 측을 향한) 공개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정 종교를 언급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회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에서는 갈등과 저항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이겨 내야 변화가 있다.

그게 바로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개혁이라는 말의 뜻은 ‘가죽을 벗기는 것’으로, 그만큼 아프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며 지연되는 모습이 보이자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입법을 두고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국민적인 상식과 원칙을 토대로 주권자 뜻을 존중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쿠팡을 예시로 들며 과태료 등 경제제재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법제처에 “형법 체계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경제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제 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부가 공공사업을 수행하면서 인건비를 최저임금 기준으로 책정하는 관행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전국타임즈/서울 김명식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김명식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