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서 가장 때깔 고운 단풍…이 흘림골 비경, 7년 기다렸다

2022. 10.13(목) 06:48

대청봉과 양양 송전해변이 보이는 등선대는 남설악에서 가장 전망이 빼어난 곳으로 꼽힌다.

[강원]벌써 단풍 산행에 나서는 산꾼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데 올해는 다르다.

설악산 흘림골 탐방로가 7년 만에 열려서다. 흘림골은 대청봉 코스에 비하면 험하지 않으면서도 풍경은 뒤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설악산에서 가장 때깔 고운 단풍도 볼 수 있다. 지난 10, 11일 흘림골을 가봤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벗고 단풍 산행을 할 수 있어서인지 산꾼들 표정이 유난히 밝았다.

이만큼 팔자가 사나운 계곡이 있을까. 1970~80년대만 해도 흘림골이 있는 설악산 오색지구는 신혼여행 일번지이자 수학여행 명소였다.

수려한 산세,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와 폭포를 구경하고 오색약수를 마신 뒤 온천을 즐기는 코스가 인기였다.

그냥 유원지로 놀러 가는 분위기였다. 지금처럼 환경을 생각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사방에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탐방로 훼손도 심각했다. 과잉 관광의 폐해였다. 결국 국립공원공단은 1985년 흘림골 자연휴식년제를 선언했고, 무려 20년 뒤인 2004년 9월 개방했다.

20년 만에 열린 흘림골은 신혼부부 대신 등산 매니어를 매혹했다. 사람 손길 닿지 않은 계곡은 옛 모습을 회복했다.

11년 뒤인 2015년 8월에는 예기치 않은 사태가 벌어졌다. 17톤 중량의 바위가 떨어져 등산객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시 탐방로를 걸어 잠갔고, 7년만인 지난달 8일 재개방했다.

전국타임즈/강원 원길현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강원 원길현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