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들 ‘소극적 항명’ 고백… ‘부당명령’ 명확한 기준·교육 필요
특전사령관 “임무 수행 지시 안 해” 수방사령관 “장갑차 투입 안 했다”
| 2024. 12.10(화) 0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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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명령이라도 일사불란하게 수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거부할 수 있는지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 이어 9일에는 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 단장까지 당시 계엄군 투입에 관여한 지휘관들은 모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사당에서 정치인 등을 끌어내라는 등의 위법한 지시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곽 전 사령관은 “항명인 줄 알고 임무 수행을 부대에 지시하지 않았다”며 총기를 두고 가도록 했다고 했고, 이 전 사령관도 “위험한 상황이라 장갑차 등은 투입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해명했다.
지휘관의 고백 말고도 당시 계엄군이 현장에서 ‘항명’하거나 ‘소극적 대응’을 했다는 증언은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뒤늦은 양심 고백이 이어지는 모습이 현장에선 위법·부당한 명령조차 거부하기 어려운 군의 태생적 성격을 보여 준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군 역시 부당한 명령은 따르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도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군 형법 등에 ‘명령’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어 쿠데타처럼 직무와 연관되지 않은 명령은 부하들이 따를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24조에는 ‘군인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에 관해 명령을 발하여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25조에서 명령 복종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도 “군인이라도 위법한 명령에 대해선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 또는 부대원들이 그 같은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 전 실장은 “특히 ‘친위 쿠데타’의 경우 정당한 명령인 것처럼 전달되고 이미 유사한 임무로 훈련도 돼 있기 때문에 곧바로 위법한 지시라고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며 “계엄군 대부분 대테러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작전지역도 대도시라 국회로 출동하면서도 통상적인 임무 수행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예비역 중령인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군에서도 부당한 지시는 거부해야 한다고 기본교육 등을 통해 가르치지만 예를 들어 ‘길가는 민간인을 총으로 쏘라’고 하면 명확하게 위법인 명령인데 어떤 상황에서 위법인지, 부당한 명령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이번 계엄 사태를 계기로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판단 근거에 대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계엄 작전에 대한 지휘관들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령급 지휘관인 김 단장조차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어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고 밝혔는데 이런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대법원은 12·12사태 당시 전두환 계엄사령관과 함께 반란 행위를 모의한 일선 부대 지휘관들의 내란 혐의를 인정하며 “(피고인들이) 지시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명령임을 알았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공간적 환경이 충분히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국타임즈/서울 김남식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김남식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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